목비를 세우며!
지나는 사람이여!
걸음을 멈추고 이 목비 앞에 서 보시라!
수억 겁에 걸친 저 빨간 선혈이 있는
짜디 짠 갯물이 드나들었던 저 바위와 함께
이 섬과 함께 생활을 하였던 사람의 자취를!
이 목비를 지나는 바람처럼
이 아암도를 들고 나는 조수의 물결처럼
저 갯고랑이 주름처럼
묵고 살라고 한
우리들의 기억도
오늘은 이쪽에 내일은 저쪽에 기록된다 할 지라도
물은 이리 깊이 흔적을 남기고 마는 것을!
“그런디, 가만히 보니까,백날 해봤자
정치권들한테는 못 해보겄더라고.
아하, 세상이 이러구나.
정권이 다섯 번이나 바뀌었는데
어떤 놈들이 되면 뭣 허냐고.
자기 일, 자기 집안일 아니기 때문에 느그는 해라, 나는 모른다.
정치권들도 이런 식으로 하기 때문에
오늘날까지
이렇게 세월을 삐대고 왔어요.
주위에서도 아무리 노력을 하고 몸부림을 쳐도,
지금 그런 것을,국민들을 억울한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쳐다본다면
이렇게까지는 안 왔을 거여.”
이 목비도
자고 니러 이처럼 세월의 청산속에 스러진다해도
기록은 남아
어느 날에 꼬옥 꼭
이 어둠의 혼돈이 걷어지고
그대의 맑은 웃음 소리 크게 들려나기!
를 소원합니다!
아암도와 함께 기록하는 이덕인 열사님을 기리며
삼가 열사님의 명복을 빕니다.